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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사뉴스/전북대신문]전북의 명인을 만나다 - 단청장 신우순 명인

건물에 피는 꽃 단청, 세계에 알리고파

입력시간: 2017.05.19 10: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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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버지 작업장 일손 도우며 일과 인연

영빈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단청 채색

현대적 감각의 단청 연구위해 노력할 것

 

 

(사진=전북대신문)

 

 

 

[전북대신문 박성환 학생기자]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가. 꿈을 향해 발을 딛는 것이 두려운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전북대신문이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을 만나봤다. 자신이 정한 길에 한 치의 의심도 품지 않고 담담히 역량을 키워나가 결국은 ‘명인’의 칭호를 얻은 사람들이 바로 그 주인공. 전북대신문에서 그들의 삶과 열정을 전하려 한다. <엮은이 밝힘>

 

 

 

▲건물에 옷을 입히다

 

전주 풍남문, 객사, 경기전, 오목대, 호남제일문과 서울의 창경궁, 덕수궁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모두 목조 건축물이라는 점과 함께 단청으로 꾸며진 건축물이라는 점이다. 나무를 주 재료로 하는 문화재들은 나무라는 재질의 특성상 비와 바람, 습기, 병충해에 부패하기 쉽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의 중요한 목조 건축물에는 전통적으로 단청을 입혀 부패를 막고 웅장한 위엄을 보였다. 앞서 말한 우리 문화재들은 모두 전북의 무형문화재 단청장 신우순 선생의 단청을 옷으로 입고 지금의 아름다움을 지켜나가고 있다.

 

 

신 명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 살 무렵부터 진로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는 특별히 진로을 정하지 못했고 큰아버지의 작업장에서 일손을 도우며 단청을 접했다. 단청공들의 옷 세탁, 심부름을 하며 힘든 용돈벌이로 단청 일을 시작했다. 그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조건과 보수를 고려해 일을 하지만 우리 때는 집안 어른 말씀대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체계적인 교육이 아니라 선배들의 잔심부름을 하던 과정에서 곁눈질로 본 작품을 밤에 습화를 통해 단청을 배웠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단청, 세계에 알리다

 

명인은 군 제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단청을 공부했다. 당시 전통 건축물을 복원하는 국가 사업이 많아 무형문화재인 큰아버지 신언수 선생의 작업이 당시 전성기를 맞았다. 칠을 새로 해야 할 건축물에 비해 단청 기술을 가진 기능공의 일손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신 명인은 작업장의 현장 책임자로 근무하는 한편, 밤에는 신언수 선생의 그림의 초안을 습화하는 노력을 반복했다. 그야말로 ‘주경야독’의 자세로 밤낮없이 단청에 매달린 결과 지난 1972년 단청 기술자 자격증을 취득해 냈다.

 

 

이후 신우순 명인의 작품 활동은 그 전보다 활발하게 이뤄져 국내 작업은 물론 해외에까지 명인의 실력이 빛났다. 지난 1974~5년에는 남북 적십자 회담을 준비하는 영빈관의 단청을 채색했다. 지난 1980년에는 일본 오사카 남산성촌에 위치한 한국 교포 사찰 고려사로 건너가 한국 단청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지난 1983년에는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해외 인력 수출단 소속으로 일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한국식 공원의 내부에 모로단청을 채색했다.

 

 

 

▲실용적인 아름다움

 

이런 경험을 설명하며 신우순 명인은 단청의 무궁무진한 우수성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단청은 건축물의 수명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이고, 채색되지 않은 건축물보다 장엄함을 가지게 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다. 또 대부분 목조 건물에 단청이 칠해지기는 하지만 아파트와 같은 콘크리트 건물에도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다. 신 명인은 “과거 조선시대에는 천연 염료만을 사용해 색감 표현에 한계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화학적 안료를 사용해 더욱 다양한 색감 표현이 가능하다. 다만 단청은 수성 염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내수성이 약해 채색된 단청의 위에 아교, 아크릴 등을 덧바르는 방수 코팅을 해야 하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단청의 종류와 의미도 전달했다. 일반적으로 단청은 금단청, 모로단청, 긋기, 가칠이라는 4단계로 그 격을 나눈다. 사찰에는 금단청으로 불교 설화와 부처님의 말씀이 담긴 도안이 이뤄진다. 궁궐에는 주로 모로 단청을 사용하는데 건강·행복, 기쁨·다복 및 글씨까지도 도안의 모티브가 된다. 격이 높은 단청일수록 여백이 적고 문양이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신 명인은 “섬세하고 복잡한 단청일수록 출초하기도 어렵고 작업 기간도 오래 걸린다”며 단청 공예의 세계를 설명했다.

 

 

신우순 명인의 단청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는 이유는 예술성이 높은 측면과 함께 작품 속에 동양철학이 녹아들어있기 때문이다. 음양과 오행의 이치를 그림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문양 각각의 상징성을 고려한 배치가 건축물의 품격을 높인다. 전주 풍남문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진흙탕 속에서도 더러워지지 않아 군자를 상징하는 연꽃, 풍년을 기원하는 용(龍), 오방색의 색상 대비가 탄성을 자아낸다. 신 명인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풍남문의 비밀은 천장에 있다”며 “풍남문은 전주읍성의 남문이라서 방위상 남쪽을 상징하는 주작이 그려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풍남문 1층 돌 아치 대문의 천장에는 두 마리의 붉은 주작이 수놓아져 있다.

 

 

 

▲전통을 넘어 미래로

 

신 명인은 지난 2007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선정된 이후 현대적인 감각의 단청을 연구하고 있다.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의 총감독이었던 은병수 디자이너와 함께 가로형 스크린과 단청을 접목시켜 호텔이나 회사 로비의 가벽, 전등에 응용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올해 2월 20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전주 핸드메이드 시티 위크에도 참여해 감각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단청공으로서의 고충을 묻자 신 명인은 다시 한 번 단청의 특성을 꼽았다. 단청 작업은 전국 각지의 문화재를 직접 채색하는 일이기 때문에 별도의 공방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대부분이 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해가며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신우순 선생은 단청작업이 힘들고 어려운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신 명인은 “작업을 나서면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작업이 끝날 때까지 현지에 머물러야 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신 명인은 “지금이야 통신 기술이 좋아져 영상통화도 가능하지만 당시에는 전화도 쉽지 않아 마땅히 집과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며 “신혼 때도 집에 가지 못해 편지로 집사람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참 애틋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겨울철에는 기온과 눈 때문에 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수주를 받지 못하면 일감이 없기 때문에 수입이 일정치 않아 젊은 시절이 특히 더 힘들었단다. 끝으로 신 명인은 “어떤 일을 접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어가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청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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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전북대신문 #학보사 #학보사뉴스 #명인 #단청장 #신우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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